2020. 3. 26. 14:54

잃어버린 영혼 / 올가 토카르축 / 사계절

 

"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... 그럼 제가 제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말씀입니까?" 현명한 의사가 대답했습니다. "영혼이 움직이는 속도가 육체보다 아주 느리기 때문이에요. 영혼은 아주 먼 옛날, 우주 대폭발 직후에 생겨났어요. 당시엔 우주가 이렇게 빨리 돌아가지 않았어요. 그땐 거울을 통해 스스로를 볼 수 있었죠. 환자분은 자기만의 어떤 장소를 찾아 편안히 앉아서 영혼을 기다려야 합니다. 분명히 환자분이 이삼 년 전쯤 갔던 곳에 환자분의 영혼이 있을 거예요. 기다리는 데 시간이 좀 걸릴지도 몰라요. 제가 드릴 다른 약은 없습니다." 13p.

 

어느날 오후,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, 그의 앞에 그가 잃어버린 영혼이 서 있었습니다. 영혼은 지치고, 더럽고, 할퀴어져 있었습니다. "드디어!" 영혼은 숨을 헐떡였습니다. 33p.

 

이제 얀은 그의 영혼이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조심했어요. 또 다른 일도 했습니다. 정원에 구덩이를 파고 시계와 트렁크 따위를 전부 파묻어 버린 거예요. 43p.

 

Posted by 중원도서관